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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낙 박사 칼럼

이성낙 박사 칼럼

반가사유상에는 인간이 지향하는 평화로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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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에는 인간이 지향하는 평화로움이 보인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대하면 색다른 감흥에 빠지게 된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수많은 고미술품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박물관 3층 끝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반가사유상은 인간의 손을 빌린 신기(神技)로 만들어낸 작품이라 믿는다. 그 지고(至高)한 아름다운 불상은 박물관 소재 모든 역사 유물 가운데 단연 으뜸인가 싶다.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다양한 크기로 제작했는데, 7세기경에 만든 것으로 알려진 금동미륵반가사유상(金銅彌勒半跏思惟像)은 백미(白眉) 중 백미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이 일본 국보 제1호인 교토의 고류지에 있는 목조 보관 미륵보살반가사유상(彌勒菩薩半跏思惟像)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점에서도 미술사학적 관심을 더한다. 일본으로 누가 어떻게 전했는지의 의문을 떠나 두 반가사유상의 재질이 나무와 금동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걸치고 고개를 살짝 숙인 뺨에 오른 손가락을 가만히 대고 깊은 사색에 잠긴 모습은 너무도 닮아 두 반가사유상의 문화적 뿌리가 같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반가사유상을 찬미하는 수많은 평론 중 독일의 철학자 야스퍼스Karl Jaspers(1883-1969) 교수가 고류지의 반가사유상을 보고 남긴 글이 우리 문화의 세계성을 아주 선명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철학자로서 인간 존재의 완성된 표현이라는 여러 가지 모델을 접해왔습니다. 이를테면 고대 그리스 신의 조각도 보았고, 로마 시대에 만든 뛰어난 조각품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에는 아직 완전히 초극하지 않은 지상적(地上的) 그리고 인간적인 것의 냄새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성과 미의 이상을 표현한 고대 그리스 신의 조각을 보아도 지상의 때와 인간적 감정이 어딘지 모르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사랑을 표현한 로마시대의 종교 조각에도 인간 존재의 극도로 정화된, 즉 기쁨이라는 것이 완전히 표현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것들은 지상의 감정 때를 남긴 인간의 표현이고, 인간 실존의 제일 깊은 곳까지 도달한 자의 모습을 표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고류지의 미륵보살에는 그야말로 극도로 완성된 인간 실존의 최고 이념이 남김없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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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반가사유상 | 시대_7세기 전반 | 재질_금동제(金銅製) | 크기_높이 93.5cm]

그것은 지상의 모든 시간과 속박을 넘어서 단란한 인간 존재의 가장 정화되고 가장 원만하며 가장 영원한 모습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오늘날까지 몇십년간 철학자로서 삶을 살면서 이것만큼 인간 실존의 평화로운 모습을 구현한 예술품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불상은 우리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영원한 마음의 평화를 최고조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우복의 <옛 그림의 마음씨>에서" 절로 머리가 숙여질 따름이다.


_이성낙·가천의과대학교 명예총장,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1 조직위원장,

사진제공_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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